세상의 꼴찌들과 함께 사는 신부[2]
세상의 꼴찌들과 함께 사는 신부[2]
  • 진실의소리신문
  • 승인 2014.08.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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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 가평군 현리 매봉산 기슭의 작은예수회 성지.

 

별들의 전쟁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오 6, 9-10)

불멸의 영인인 박성구 신부는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참으로 수많은 전쟁을 터뜨렸는데, 그분께서 내게 싸움을 붙여 오신 것이 틀림없다.

“왜? 나도 몰라! 그냥 그분들의 일이니까!”
“누구?”
“성부, 성자, 성령!!!”
“햐! 정말 듣고 보니 그러네!!!!!!!!!!”
“왜? ‘느낌표’ 하나는 뭐고, ‘느낌표’ 셋은 뭐고, ‘느낌표’ 열은 뭐야? 도대체? 응?!”
“그거 있지. 하나는 나를, 셋은 성부, 성자, 성령이시고, 둘은 부부, 친구, 연인…. 열은 단체, 사회, 인류 전체가 영을 받으면, 받아야, 받아서 ‘느낌표’이고, 안 받으면, 받아야, 받았기 때문에 ‘물음표’란다.”
“그걸 누가 믿겠냐. 이 사람 참!”
“뭐라고?! 그게 내 믿음이야! 내 믿음! 나는 원래가 모든 것을 ‘물음표’ 하나로 ‘물음표’ 열로 그분이 날 창조하셨다고 믿어. 그래서 ‘물음표’ 하나를 ‘느낌표’ 하나로 일생을 깨달아가게 하시는 기쁨으로 날마다 그분은 결국 나를 그분으로 입을 맞추고 애무하고 영 안에 진한 사랑을 즐기신단다.”
“뭐? 예끼. 이 사람아. 정신 차려, 정신!”

“하하, 이 친구 보게나! 야, 이놈아! 하느님이 널 창조하지 않았느냐! 어디 말해 봐 이 녀석아! 하느님이 널 창조했으면 어디 네 것이 있냐고! 있어? 정말 네 것이 있어? 봐!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거룩한 것도 야한 것도 신비로운 것도 지저분한 것도 성공도 실패도 천당도 지옥도 다 그분 것이 맞잖아! 네 것이 아니고 그분 것으로 즐기고 있는 한 그것이 영원을 사는 거 아니냐!”
“… 네 말 들어보니 그렇구나!”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어떻게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겠냐? 그런데 좌우지간 이겼잖아! 어머니는 나한테 별 욕 다했겠지! ‘아니 요놈의 자식 왜 안 떨어지는 거야! 아이고 내 배야! 이런 고얀 자식이 있나! 야 임마 너 안 떨어져! 아니, 요 녀석, 요 웬수 같은 녀석. 아이고 내 배야! 내 배야! 내 배야! 으아악!’ ‘어디 저 높은 곳에 가서 뛰어 내리면 틀림없이 이 자식이 떨어져 나갈 거야.’ 하나! 둘! 셋! 계속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간장을 마시면 떨어지겠지. 햐. 요 자식 이래도 안 떨어져!’ 또 마시고, 또 마시고, 또 마시고, 해도 ‘요 자식 이거 안 떨어지네. 휴, 내가 졌다! 졌어! 졌어!’”
“으응! 그래서 네가 이겼다는 거야?”
“그래, 임마! 내가 이기려고 그랬냐! 난 어머니를 이길 조건이 아무것도 없었잖아! 난 정말 너무 이상해! 내 사제 생활 37년이 어떻게 보면 다 그분 뜻대로 살고 있는 게 맞다니까! 왜냐고? ‘물음표’ 열 개라고.”
“그렇지 임마! 너 자식 되게 못살고 있는 걸 내가 봤잖아. 너 임마 세상 사람들 죄짓는 거 너도 많이 지었잖아? ‘물음표’ 열 개잖아?”

“그래 맞아! 그런데 그걸 다 그분께 나의 부족함이고 잘못됨이라고 이실직고하니 그분이 너무 너무 좋아하시더라! 그 죄들을 안 지었으면 나 혼자 내가 제일 잘났다고 간땡이가 커져서 나 홀로 제일 지옥에 떨어지는 걸 그분이 어떻게 그 꼴을 보겠냐? ‘물음표’ 열 개라고 그분이 그러시더라.”
“햐, 이 자식 이거 묘한 데가 있네. 네 논리는 자식아. 이 세상에 하나도 안 통해, 임마! 정신 차려 이 자식아! 이거 보아 하니 사이비 아냐! 너야말로 사이비 교주가 맞다! 그치?”
“내가 볼 때는 네가 사이비 교단 교주 같은데? 어떻게 너 언제 영세받았냐? 너랑 나랑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이 받았잖아? 그런데 넌 아직도 성령에 대해서 깜깜 소식이니 너 영세받은 사람 맞아?”
“…. 할 말이 없네?! ‘물음표’, ‘느낌표’ 열 개가 맞네그려. 허허 참 그래?!”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떻게 영세받았는지 너 알잖아! 우리 어머니가 처음에는 나를 데리고 성당에 다니셨어! 그런데 어느 겨울날, 어머니는 같이 다니는 내가 귀찮은 생각이 드셨었나 봐! 해서 날 눈길에 떠밀며 ‘넌 이제 그만 교리 배워. 이제 나 혼자 다닐 거야’ 하시더라! 난 저만치 엉덩방아를 찧으며 ‘흥, 어머니가 나한테 이러실 수가 있는 거야! 어머니는 어머니고 나는 나지! 교리 배우는 권리는 각각 다른 거지 뭐! 난 나대로 다닐 거야!’ 그리고 난 나대로 일 년을 꼬박꼬박 나가서 영세를 받았어! 그거 내 정신 아니야! 초등학교 3학년이 뭘 알겠니?”

“햐! 그도 그러네! 넌 그랬지만 난 교리반에 안 나가면 우리 엄마가 날 가만 안 놔두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끌려서 나간 날이 훨씬 더 많았어. 그래서 우리 엄마나 나나 하느님 안에 우리가 있다는 것과, 영 안에 살고 있다는 확신도 전혀 없기에 너 같은 친구를 무조건 사이비 교단 교주라고 할 수밖에 없지.”
“그래 난 그것도 이상해. 어떻게 영이 머무르지도 않는데 신자라고 할 수 있지? 영이 머무르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확실하게 표가 나는 법이거든. 난 또 이런 일이 있었어! 어머니께서는 날더러 ‘신부되지 않겠니?’ 하시기에 그냥 난 신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 난 열반의 세계에 들어갈 거야. 맞아, 난 신부가 되어야 해!’ 하고 생각했었어. 6학년 되어 신학교에 들어간다니까 어머니가 깜짝 놀라시면서 ‘그렇다면 모자의 연을 끊자’ 하시잖아! 그러면 내가 어머니 생각을 해서라도 ‘다시 생각해 볼게요!’ 해야 되지 않겠어? 그런데 나는 그게 아니었어. 대뜸 하는 말이 ‘어머니와 모자의 연을 끊겠습니다. 나는 신학교에 들어가겠습니다’라고 했지.”

종교에 전혀 아는 바가 없던 내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게 지금의 빛의 세계를 그분으로 누리고 있으니 완성을 이렇게 이루셨구나 하는 깨달음 자체가 신비롭고 놀라울 뿐 그저 감격의 눈물을 흘릴 뿐이다. 우리 어머니가 이름을 잘 지어 주시고 해서 ‘성구(星九)’, 김구 선생처럼 별 같은 사람이 되라고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별(星) 사람들의 어머니로 아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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